F1 2026 레귤레이션 위기 — 4월 9일 FIA 긴급 회의, 무엇이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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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3라운드 만에 터진 2026 레귤레이션 논란

2026 시즌이 시작된 지 겨우 3라운드. F1은 이미 전례 없는 위기에 빠졌다. 호주, 중국, 일본 그랑프리를 거치면서 새로운 파워유닛 레귤레이션이 만들어낸 심각한 부작용들이 하나둘씩 수면 위로 드러났다. ‘리프트 앤 코스트(lift-and-coast)’ 주행이 일상이 되어버린 레이스, 직선 구간 끝에서의 급격한 속도 저하, 그리고 드라이버의 기술과 본능보다 차량 알고리즘에 의존하는 예선 — 이 모든 것이 드라이버, 팀, 그리고 전 세계 팬들의 분노를 동시에 사고 있다.

2026 레귤레이션은 원래 F1의 미래를 위한 대전환이었다. 지속 가능한 연료 사용, 전기 파워의 대폭 확대, 액티브 에어로다이나믹스 도입 등 F1 역사상 가장 급진적인 기술 변화를 담고 있었다. 하지만 실전에서 드러난 결과는 기대와 크게 달랐다. 결국 4월 9일, FIA와 F1은 런던에서 긴급 기술 회의를 소집했다. 10개 팀의 기술 책임자, 엔진 제조사 대표, FIA와 FOM 수장이 모두 모인 이례적인 자리다.

2026 파워유닛 — 무엇이 달라졌나

2026 레귤레이션을 이해하려면 먼저 파워유닛 구조의 변화를 알아야 한다. 이전 시즌까지 F1 머신의 파워 비율은 ICE(내연기관)가 약 80%, MGU-K(운동에너지 회수 장치)가 약 20%였다. 하지만 2026년부터 이 비율이 ICE 400kW(약 544마력) 대 배터리 350kW(약 476마력)로 바뀌었다. 대략 55:45의 파워 분배다.

전기 파워가 전체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지속 가능성과 기술 혁신의 상징이지만, 실전에서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들이 쏟아졌다. 배터리에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적인데, 한 바퀴 동안 사용해야 할 전기 에너지는 막대하다. 결국 드라이버들은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직선 구간 끝에서 가속 페달을 떼고 관성으로 주행하는 ‘리프트 앤 코스트’를 반복해야 한다.

여기에 MGU-H(열에너지 회수 장치)가 폐지되면서 에너지 효율은 더욱 떨어졌다. 이전에는 배기 열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었지만, 이제 그 경로가 사라진 것이다. 차량은 제동과 감속 구간에서만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게 되었고, 이 때문에 에너지 관리가 레이스의 핵심 요소가 되어버렸다.

세 가지 핵심 문제

1. 안전 문제 — 베어만 스즈카 사고

가장 시급한 문제는 안전이다. 일본 그랑프리 스즈카에서 올리버 베어만의 고속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부스트 모드 차량과 비부스트 모드 차량 사이에 시속 50km 이상의 속도 차이가 발생하면서, 같은 직선 구간에서 극단적인 추돌 위험이 생긴 것이다. GPDA 의장 알렉스 부르츠는 “안전 관점에서, 고속에서의 갑작스러운 파워 급등을 반드시 금지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2. 예선의 죽음

F1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순간 중 하나는 Q3에서 드라이버들이 한계를 넘어서는 ‘미친 한 바퀴’를 질주하는 장면이다. 하지만 2026 시즌의 예선은 이 모든 것을 빼앗아갔다. 드라이버들은 리프트 앤 코스트와 슈퍼 클리핑을 반복해야 하고, 차량의 에너지 관리 알고리즘이 실질적인 퍼포먼스를 결정한다.

3. 직선 구간 속도 급락

란도 노리스에 따르면 직선 구간에서 56km/h나 속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라는 F1의 정체성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4월 9일 FIA 긴급 회의 — 5가지 핵심 의제

4월 9일 런던에서 열린 긴급 회의에서는 마이애미 GP(5월 3일) 전까지 적용할 수 있는 단기 해결책이 주로 논의되었다.

의제 1: 드라이버 중심으로 레귤레이션 단순화

전자 제어 시스템의 영향을 줄이고, 퍼포먼스가 드라이버의 기술과 본능에 더 의존하도록 단순화한다. ‘순수 레이싱’의 복원이 목표.

의제 2: 슈퍼 클리핑 임계값 상향 (250kW → 350kW)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변경안. 슈퍼 클리핑 한도를 리프트 앤 코스트와 동일한 350kW로 올리면, 드라이버들이 속도를 유지한 채로도 충분한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게 된다.

의제 3: 에너지 배분 최적화

최대 배치 파워를 350kW에서 낮춰, 한 바퀴 전체에 걸쳐 에너지 배분을 균형 있게 조정한다. FIA가 2025년부터 백업 플랜으로 검토해온 방안.

의제 4: 에너지 회수 제한 하향 (9MJ → 6MJ)

회수 에너지량을 줄이면 감속 빈도도 줄어든다. 대가로 싱글 랩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 7MJ은 약 1초, 6MJ은 2초 이상의 랩타임 손실. 하지만 “보수적으로 운전하는 빠른 차보다,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는 다소 느린 차가 더 매력적”이라는 의견이 우세.

의제 5: 예선 중 액티브 에어로 제한 해제

토요일 예선에서 액티브 에어로를 정해진 구간 없이 자유롭게 사용. 2011-2012 시즌의 무제한 DRS를 떠올리게 하는 조치.

회의 결과 —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4월 9일 회의의 가장 중요한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확정된 규정 변경은 없다.

FIA는 회의 직후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경쟁적 성격의 이해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어려운 주제들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가 이루어졌다”고 밝히며, “지금까지의 레이스가 흥미진진한 경쟁을 제공했지만, 에너지 관리 영역에서 레귤레이션 일부를 조정하겠다는 의지(commitment)가 확인되었다”고 발표했다.

핵심은 ‘의지 확인’이지 ‘변경 확정’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날은 분석과 제안의 단계였을 뿐이며, 실제 변경안의 확정은 4월 20일 최종 회의로 미루어졌다. 모든 레귤레이션 변경은 FIA 세계모터스포츠위원회(WMSC)의 최종 승인을 거쳐야 효력이 발생한다.

드라이버 반응 — 회의 이후 더 거세진 목소리

4월 9일 회의 결과가 알려지자, 드라이버들의 반응은 더욱 극명하게 갈라졌다. 구체적인 변경 확정 없이 “건설적 대화”만 이루어졌다는 소식에, 일부 드라이버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막스 페르스타펜

막스 페르스타펜 (Red Bull Racing)
Photo: Stepro, CC BY-SA 4.0

막스 페르스타펜 — “즐겁지 않으면 떠난다”

4회 월드 챔피언의 반응이 가장 충격적이었다. 페르스타펜은 일본 GP 예선 11위 이후, 이 레귤레이션이 바뀌지 않으면 F1을 떠나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내 계약은 2028년까지지만, 2026 규정이 재미있느냐에 달려있다. 즐겁지 않으면 여기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레드불 계약에 2026 레귤레이션 관련 탈출 조항(exit clause)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도 알려졌다. 그는 새 레귤레이션을 “포뮬러 E on 스테로이드”이자 “anti-driving”이라고 비유하며, F1 이후에 대해서도 “다른 레이싱 카테고리, 가족과의 시간 — 한 번 장을 닫으면 끝이다. 돌아오는 건 상상하지 않는다”고 했다. 4월 9일 회의에 대해서는 큰 기대 없이, 2027년에나 근본적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냉소적 입장을 유지했다.

루이스 해밀턴

루이스 해밀턴 (Scuderia Ferrari)
Photo: UK Government, OGL v3.0

루이스 해밀턴 — “이게 진짜 레이싱이다”

7회 월드 챔피언은 정반대 입장이다. “이게 바로 레이싱이어야 하는 모습이다. 앞뒤로 엎치락뒤치락해야지, 한 번 추월하면 그걸로 끝인 건 레이싱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비평가들은 페라리의 강력한 배터리 관리 시스템 덕분에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런 발언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페라리는 더 작은 터보차저를 채택해 터빈 관성을 줄이는 등, 새 레귤레이션 최적화에 가장 성공한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카를로스 사인즈

카를로스 사인즈 (Williams Racing)
Photo: CC BY-SA 4.0

카를로스 사인즈 — “예선만 고치면 된다고?”

GPDA 이사이기도 한 사인즈는 FIA가 처음에 예선만 수정하고 레이스는 그대로 두겠다고 제안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했다. “우리가 계속 경고해온 사고가 결국 터졌다. 스즈카에서 이스케이프 로드가 있어서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문제는 예선만이 아니라 레이스 전체에 걸쳐 있다고 강조했다.

샤를 르클레르

샤를 르클레르 (Scuderia Ferrari)
Photo: Stepro, CC BY-SA 4.0

샤를 르클레르 — 예선의 긴장감이 사라졌다

페달 압력을 미세하게 잘못 넣었을 뿐인데 파워 제한 임계값이 작동해 랩 전체가 망가지는 상황을 “a bit silly”라고 표현했다. 한 때 F1 예선의 상징이었던 극한의 긴장감이 사라진 것에 슬픔을 표했다.

드라이버 단체방 — “거의 만장일치 불만”

드라이버들의 WhatsApp 그룹 채팅이 “불이 붙었다(lit up)”는 보도도 나왔다. GPDA 의장 알렉스 부르츠에 따르면, 현재 레귤레이션에 대한 불만은 “거의 만장일치”에 가깝다. 부르츠는 모든 팀에 표준화된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급격한 속도 변화를 제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팀 수장과 F1 CEO의 반응

토토 볼프

토토 볼프
(메르세데스)

토토 볼프 — 예선 복원이 최우선

“그 빠르고 잔인한 예선 한 바퀴를 어떻게 되살릴 수 있을까? 리프트 앤 코스트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이건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흥미롭게도 페르스타펜의 은퇴 위협에 대해서는 냉정한 반응을 보이며, 현재의 요요 레이싱도 “순수 레이싱”의 한 형태라는 뉘앙스를 내비쳤다.

안드레아 스텔라

안드레아 스텔라
(맥라렌)

안드레아 스텔라 — 안전이 1순위

예선을 “1순위 해결 과제”로 지목하면서도, 베어만 사고 이후 속도 차이에 의한 안전 문제를 가장 시급한 의제로 격상시켰다. 슈퍼 클리핑 350kW 상향을 적극 지지. 사고 발생 이전부터 안전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온 인물.

스테파노 도메니칼리

스테파노 도메니칼리
(F1 CEO)

도메니칼리 — 드라이버 비판에 반격

페르스타펜과 해밀턴의 공개 비판에 대해 “잘못된 것(wrong)”이라고 반박. 새 레귤레이션의 방향성은 올바르며 세부 조정이 필요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 팬들과 미디어의 반응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로랑 메키 (레드불) — “풀 스로틀 예선을 원한다”

레드불의 새 팀 수장은 한 가지 합의점을 강조했다. “팀, FIA, F1, 드라이버 — 우리 모두가 동의하는 것이 하나 있다면, 예선이 풀 스로틀 세션이어야 한다는 것.”

프레데릭 바쉐르 (페라리) — 변경 반대

가장 논쟁적인 입장. “작은 조정이라도 하면, 누군가에게는 유리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시즌 중 레귤레이션 변경에 강하게 반대했다. 페라리는 새 레귤레이션에 가장 잘 적응한 팀이라, 변경이 경쟁 우위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레이스 스타트 절차 변경에 대해서도 “enough is enough”라며 거부 입장.

확정된 변경은? — 마이애미 전까지의 카운트다운

4월 9일 기준으로 공식 확정된 레귤레이션 변경은 없다. 하지만 FIA가 “에너지 관리 영역에서의 조정 의지”를 공식 확인한 것 자체가 중요한 신호다.

  • 4월 15일: 스포팅 레귤레이션 검토 회의 — 예선 포맷 변경 등 경기 운영 규정 논의
  • 4월 16일: 후속 기술 회의 — 9일 논의된 기술 변경안의 구체적 실행 방안 검토
  • 4월 20일: 모든 이해관계자 + 도메니칼리가 참석하는 결정적 회의. 공식 투표
  • WMSC 승인: 4월 20일 합의 후, FIA 세계모터스포츠위원회 최종 승인
  • 5월 3일: 마이애미 GP — 변경안이 적용되는 첫 번째 레이스

마이애미까지는 약 3주. FIA와 F1이 이 논란을 시즌 내내 끌고 갈 여유는 없다. 팬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고, 4회 월드 챔피언은 은퇴를 언급하고 있으며, 안전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2026 파워유닛의 구조적 문제 — 왜 이렇게 되었나

현재 2026 머신의 파워 밸런스는 ICE 400kW, 배터리 350kW로 총 약 750kW(약 1,020마력)다. 문제의 핵심은 이 강력한 파워를 한 바퀴 내내 유지할 만큼의 배터리 용량이 없다는 것이다. 배터리 에너지가 고갈되면 차량은 ICE만으로 주행해야 하는데, 이때의 파워는 400kW로 전체 파워의 55%에 불과하다. 45%의 파워가 사라지는 순간이 오면 차량 속도는 급격히 떨어진다.

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배터리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쓰는 것(의제 2, 3), 다른 하나는 아예 사용 가능한 전기 에너지의 총량을 줄이는 것(의제 4)이다. 전자는 속도를 유지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고, 후자는 속도를 약간 희생하되 리프트 앤 코스트 자체를 없애는 방법이다. 여기에 연료 흐름 제한(fuel-flow limit)을 높여 ICE 파워를 증가시키는 방안도 논의되었지만, 이는 2026 시즌 중 적용하기에는 신뢰성 리스크가 너무 크다. 현재의 파워유닛은 이미 해당 연료 흐름에 맞춰 설계되었기 때문에, 갑자기 연료량을 늘리면 엔진 내구성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팬들의 반응 — SNS에서 번지는 분노

드라이버와 팀 수장만 불만을 표출한 것이 아니다. 소셜 미디어에서도 팬들의 반응은 극적이었다. “F1이 포뮬러 E가 되었다”는 조롱이 넘쳐났고, 직선 구간에서 감속하는 영상 클립이 수백만 회 공유되었다. 장기 팬들은 “2026 레귤레이션이 F1의 DNA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일부에서는 “페르스타펜이 떠나면 F1도 끝”이라는 극단적인 반응도 나왔다.

반면 해밀턴의 “이게 진짜 레이싱” 발언을 지지하는 팬들도 있었다. 이전 시즌에서 한 번 추월하면 끝이었던 정적인 레이스보다, 에너지 상태에 따라 순위가 역동적으로 변하는 현재가 더 흥미롭다는 의견이다. 결국 팬들 사이에서도 “순수 속도의 F1″과 “전략적 레이싱의 F1” 사이에서 어떤 방향이 옳은지에 대한 근본적인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역사적 맥락 — F1은 항상 이랬다

사실 F1 레귤레이션에 대한 논란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2014년 하이브리드 파워유닛이 도입되었을 때도 “소리가 너무 작다”, “진짜 F1이 아니다”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2022년 그라운드 이펙트 규정 변경 때도 “포르포이징(바운싱)”으로 드라이버 안전이 위협받았고, FIA는 시즌 중 긴급 기술 지시를 발행해야 했다.

하지만 2026년의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3라운드 만에 긴급 회의가 소집된 것은 F1 역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렵고, 4회 월드 챔피언이 공개적으로 은퇴를 언급한 것은 스포츠의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FIA와 F1이 4월 20일까지 어떤 답을 내놓을지, 그리고 그 답이 페르스타펜을 비롯한 드라이버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 2026 시즌의 미래가 이 3주에 달려 있다.

전망 — 과연 무엇이 바뀔까

현실적으로 마이애미 전까지 적용 가능한 변경은 제한적이다. 슈퍼 클리핑 임계값 상향(250→350kW)과 에너지 회수 제한 하향(9→6~7MJ)이 가장 유력한 단기 조치다. 이 두 가지만으로도 리프트 앤 코스트의 빈도와 속도 급락 문제를 상당히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 전기 파워가 전체의 45%를 차지하는 파워유닛 구조 자체 — 는 2027년까지 기다려야 할 수 있다. 연료 흐름 제한을 높여 ICE 파워를 증가시키는 방안은 엔진 신뢰성 리스크 때문에 올해 적용이 어렵다. 페르스타펜이 바라는 “근본적 변화”는 적어도 한 시즌은 더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4월 20일 최종 회의에서의 투표 역학도 흥미롭다. 바쉐르의 페라리는 현재 레귤레이션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보고 있는 만큼 변경을 최소화하려 할 것이다. 반면 나머지 9개 팀은 적극적인 변경을 밀어붙이려 할 것이고, FIA는 안전이라는 명분 하에 과반 동의 없이도 일부 변경을 강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페르스타펜이 일본 GP 이후 언급한 “안전 문제라면 쉽게 고칠 수 있다”는 발언은 바로 이 FIA의 안전 관련 단독 결정권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페르스타펜의 “anti-racing”과 해밀턴의 “best racing” — 두 레전드의 극단적으로 다른 평가는 어쩌면 이 레귤레이션의 복잡한 본질을 가장 잘 보여준다. 같은 레이스를 보고도 한 명은 스포츠의 죽음을, 다른 한 명은 스포츠의 부활을 본 것이다. 어쩌면 진짜 문제는 레귤레이션 자체가 아니라, F1이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합의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확실한 것은 하나다. 4월 20일의 최종 투표가 단순히 기술 규정 수정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것은 F1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순수 속도의 스포츠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에너지 전략의 체스 게임으로 변모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 될 것이다. F1 팬이라면 이 3주간의 논의를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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